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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건축

시골 빈집 리모델링 후 실제 공사 일정을 어떻게 계획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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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짓는 일에는 설계가 필요하고, 그 설계를 실행에 옮기려면 ‘일정’이라는 시간이 가장 먼저 필요하다.”

 

시골 빈집 리모델링에서 일정이 중요한 이유

시골 빈집을 리모델링하려는 사람들은 대부분 도시에 거주하고 있으며, 리모델링에 대해 충분한 실무 경험을 갖고 있지 않다. 이런 사람들에게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은 자재비도 아니고 인건비도 아니다. 바로 시간을 다루는 능력, 즉 공사 일정을 현실적으로 계획하고 운영하는 능력이다. 도시는 인력이 많고 자재가 풍부하며, 작업자와의 소통도 빠르다. 하지만 시골은 모든 조건이 반대다. 작업자는 한정돼 있고 자재 공급은 늦으며, 도시처럼 오늘 전화해서 내일 공사를 시작하는 일이 드물다. 이런 환경에서 리모델링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단순히 ‘얼마 들까?’를 따지기 전에 ‘언제 무엇을 해야 할까?’라는 일정계획이 핵심이 되어야 한다. 많은 귀촌 예비자들이 빈집을 매입하자마자 설레는 마음으로 ‘어떻게 꾸밀까’부터 고민하지만, 정작 중요한 건 공사 흐름이 원활하게 흘러갈 수 있도록 일정을 계획하는 능력이다. 시골 빈집 리모델링은 설계보다 일정이, 예산보다 타이밍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현장에서 수없이 확인하게 된다.
 

리모델링_시공계획_도면

 

리모델링 일정은 ‘전체 공정의 큰 틀’을 잡는 것에서 시작된다

공사 일정 계획에서 가장 먼저 할 일은 전체 프로젝트 기간의 범위를 설정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오래된 시멘트 벽돌 구조의 시골 주택을 거주 가능한 주택으로 리모델링한다고 가정할 경우 공사 기간은 보통 6주에서 10주 정도를 예상해야 한다. 하지만 이 수치는 이상적인 조건에서 가능한 것이며, 현실적인 일정은 날씨, 자재 수급, 기술자 배치, 인허가 여부에 따라 유동적으로 길어질 수 있다. 공사일정표를 작성할 때 가장 흔한 실수는 모든 공정이 ‘계획한 순서대로, 계획한 기간 안에 완료될 것’이라는 전제에서 출발한다는 점이다. 현실은 전혀 다르다. 단 하루 비가 와도, 도배가 하루 늦어지면, 그 다음 공정이 연기되고 자재 보관 비용까지 발생하게 된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일정의 핵심은 '빡빡한 계획'이 아니라 '유연한 간격과 충돌 방지'에 있다. 건축 실무에서는 ‘LCP’라 불리는 선형공정계획표를 활용해 한눈에 전체 흐름을 그리곤 한다. 시골 빈집처럼 규모가 작은 리모델링이라면 엑셀 기반의 간단한 공정 캘린더라도 반드시 작성해야 시공업체와의 커뮤니케이션, 자재 발주 타이밍, 인력 투입을 정확하게 잡을 수 있다.
 
 

공사 순서가 흐트러지면, 예산이 두 배로 늘어난다

실제로 많은 리모델링 실패 사례를 살펴보면 그 핵심에는 공정 순서의 오류가 자리 잡고 있다. 예를 들어 전기 배선 공정을 벽체 마감 이후로 배치하면 다시 벽을 뜯어야 하고, 방수 전에 창호를 설치하면 누수로 인해 전면 교체를 해야 할 수도 있다. 한 번 뒤엉킨 순서는, 금액보다 더 큰 손실을 만든다. 일반적인 시골 빈집 리모델링 공정은 철거 → 구조 보강 → 설비 배관 및 전기 배선 → 단열 및 방수 → 창호 교체 및 외벽 마감 → 내벽 마감 및 도배 → 바닥 시공 → 주방 및 욕실 설치 → 도장 → 청소 및 완공 점검의 순서로 이루어진다. 이 순서를 잘못 짜면 단열재 위에 페인트칠을 한 후 다시 뜯어야 하거나, 가구가 들어온 다음 도배가 시작되는 경우처럼 기본이 뒤틀린 공정이 반복되며 예산은 배로 뛰고 일정은 2배 이상 늘어나게 된다. 시골 빈집일수록 마감이 섬세하게 이뤄지기 어렵기 때문에 공정의 순서를 맞추는 것만으로도 전체 품질을 안정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공정 순서를 ‘관리 순서’가 아니라 ‘작업 흐름’의 논리로 계획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재 수급 일정이 실제 공정의 속도를 결정한다

일정 계획의 또 하나의 핵심은 자재 수급 타이밍이다. 시골 지역의 가장 큰 변수 중 하나는 자재를 원하는 시점에 받을 수 있느냐는 문제다. 도시에서는 전화 한 통이면 2~3시간 내 도착할 자재도 시골에서는 주문 후 2~4일의 배송 기간이 걸리는 경우가 흔하다. 심지어 외장재나 특수 자재는 7~10일이 걸리기도 한다. 예를 들어 창호를 알루미늄 시스템창으로 교체하려고 할 경우 도면 설계 후 제작에만 5일, 배송 2일, 설치 일정이 맞아야 전체 공정이 흐트러지지 않는다. 하지만 이 일정을 미리 확보하지 않고 진행한다면 창호 설치가 늦어지면서 내벽 마감, 도배, 단열 공정이 모두 지연된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공사 계약이 완료되는 즉시 자재 발주를 병행하고, 각 자재별 예상 입고일을 공정표에 명시한다. 자재 도착일이 늦춰지면 해당 공정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도록 ‘버퍼 기간’을 공정표에 명시해 두는 것도 필요하다. 이러한 작은 조치 하나가 공사 지연 없이 일정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게 만든다.
 
 

기술자와의 일정 조율은 단순한 계약보다 중요하다

시골에서의 리모델링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기술자의 일정 조율이다. 서울이나 광역시의 시공팀과 달리, 시골 지역의 시공자는 보통 혼자 또는 가족 단위로 운영되며 한 명이 여러 현장을 맡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번 주 중에 갈게요"라는 말이 3주 후에 나타나는 상황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공사 계약서를 썼다고 해서 그 일정이 그대로 지켜지는 것도 아니다. 실제로 공정표를 보내주고 날짜별로 어떤 작업자가 어떤 작업을 언제 해야 하는지를 문서화하거나, 문자 또는 카카오톡으로 명확히 남겨두는 것이 시골 시공자와 일정을 조율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특히 도배, 도장, 주방가구 설치처럼 전문 작업이 필요한 마감 공정은 작업자가 부족하기 때문에 사전 예약을 해두지 않으면 두세 달씩 공백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이때는 전체 일정이 망가지지 않도록 공정을 유연하게 조정하거나, 다른 마감 공정으로 선회할 수 있는 대안 공법까지 확보해야 한다. 기술자와 신뢰관계를 형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작업 환경을 정리해주고, 식사나 간식을 챙기는 소통은 단순한 서비스 이상의 효과를 발휘한다. 서로에 대한 신뢰는 일정 지연을 줄이는 가장 현실적인 안전장치다.
 
 

리모델링의 완성은 ‘작업’이 아니라 ‘일정’이 만든다

시골 빈집 리모델링은 단순한 건축 작업이 아니다. 그것은 한정된 자원과 제한된 환경 속에서 시간이라는 자원을 가장 효율적으로 쓰는 작업이다. 일정은 공정의 흐름을 만들고, 그 흐름이 바로 품질을 만든다. 품질이 안정되면 결과적으로 비용도 줄고, 수익화 혹은 거주 만족도도 극대화된다. 따라서 리모델링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어떻게 꾸밀까”가 아니라 “언제 무엇을 시작하고 끝낼까”를 고민하는 것이다. 좋은 설계도, 감성적인 디자인도 계획된 시간 안에서만 아름답게 완성될 수 있다. 시골 빈집 리모델링의 완성은 그 집의 외관이 아니라, 정확히 흘러간 ‘일정표 한 장’에서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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