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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건축

시골 빈집 리모델링에 적합한 계절은 언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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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보다 더 중요한 건 '시기'라는 타이밍

리모델링을 처음 준비하는 많은 사람들은 시공 비용, 자재 선정, 설계 콘셉트에 많은 시간을 들인다. 그러나 시골 빈집 리모델링을 정말 오랫동안 경험해 본 실무자들은 무엇보다 먼저 ‘시기’를 고민한다. 공사를 언제 시작하느냐는 단순한 날씨 문제 그 이상이다. 잘못된 계절에 공사를 시작하면 자재가 망가지고, 기술자가 일을 중단하며, 심지어 구조적인 하자까지 이어질 수 있다. 시골은 도시보다 변수가 많다. 기후의 직접적 영향, 인력 수급의 한계, 자재 배송의 시간차까지 감안해야 하므로 적절한 계절 선택은 리모델링의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결정적인 요소가 된다. 이 글에서는 실제 리모델링 현장에서 오랜 시간 일하며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공사 결과를 지켜본 전문가의 시선으로, 왜 특정 계절이 더 적합하고, 어떤 계절은 위험한지를 상세히 설명한다.
 

 

 

리모델링_공사현장

 

봄은 가장 이상적인 시작이지만 '늦봄'이어야 한다

많은 리모델링 전문가들이 꼽는 이상적인 시기는 3월 중순부터 6월 초 사이, 즉 늦봄이다. 이 시기는 낮 기온이 서서히 올라가며
동절기 동안 얼어붙었던 땅이 해동되고 자재의 시공 안정성이 높아지는 시점이다. 겨울 동안 침수되거나 곰팡이가 발생한 빈집의 실내 습도도 3월부터 빠르게 낮아지며, 철거 작업 후 내부 건조가 용이해진다. 특히 구조 보강과 단열, 방수 시공 같은 기초공정은 건조 상태가 가장 큰 변수이므로 이 시기의 낮은 습도는 품질 확보에 매우 유리하다. 그러나 3월 초에는 여전히 일교차가 커서 외부 시공에는 위험요소가 남아 있다. 예를 들어 도장, 방수, 창호 실리콘 등은 기온이 영상 5도 이하로 떨어질 경우 경화 불량이나 들뜸 현상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봄이라 하더라도 3월 초보다는 3월 중순 이후 공사를 시작하는 것이 훨씬 안전하다. 기술자 입장에서도 봄은 새로운 공사 수주가 몰리는 시점이므로 작업 인력 확보가 원활해지고 업체의 협상 여지도 생긴다. 즉, 날씨도 좋고 사람도 구하기 좋은 유일한 시기라는 말이다.
 
 

여름은 장마와 폭염으로 작업 효율이 떨어지는 계절이다

가장 리스크가 높은 계절은 단연 여름이다. 6월 말부터 8월 중순까지 이어지는 장마와 폭염은 모든 리모델링 공정에 악영향을 끼친다. 먼저 장마 기간 동안에는 실내외 모든 공정이 물리적으로 멈출 수밖에 없다. 비가 새는 집의 철거는 진행 자체가 어렵고, 단열재나 석고보드 같은 수분에 취약한 자재는 현장에서 젖거나 곰팡이가 발생할 수 있다. 심지어 이미 마감된 부분도 습기로 인해 들뜸이나 변색이 발생하게 된다. 또한 폭염은 기술자의 작업 능률을 급격하게 낮춘다. 지붕, 외벽, 데크 시공 등 외부 작업은 햇빛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하루 작업 시간이 4~5시간에 불과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일정이 뒤로 밀리고 인건비는 예정보다 더 늘어날 수 있다. 자재 측면에서도, 여름은 실리콘 경화가 너무 빠르거나 도장 면에 기포가 생기는 등의 품질 저하가 빈번히 발생한다. 물론 실내 공정만 단순히 한다면 가능은 하겠지만, 전체 리모델링 프로젝트를 진행하기에는 여름은 가장 추천하지 않는 계절이다.
 
 

가을은 시공 품질과 일정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골든타임이다

시골 빈집 리모델링의 ‘진짜 황금기’는 많은 전문가들이 말하는 9월 초부터 11월 초 사이의 가을이다. 이 시기는 한여름이 지나고 낮 기온이 내려가며 대부분의 외부 작업이 쾌적하게 진행된다. 특히 아침과 저녁의 습도가 낮아지면서 도장, 방수, 타일 접착 등 마감공정에서 품질 확보가 용이하다. 가을은 또한 자재 수급이 가장 안정적인 시기이기도 하다. 하절기에 밀렸던 발주가 처리되면서 목재, 단열재, 창호 등 대부분의 자재가 예정보다 빠르게 현장에 도착한다. 따라서 공정이 빠르고 유연하게 진행된다. 기술자 확보도 용이한 편이다. 가을철은 성수기이면서도 이미 봄 시즌에 바쁜 시기를 경험한 작업자들이 안정된 일정을 소화할 수 있는 계절이기 때문에 시공 퀄리티도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다만 11월 중순 이후로 넘어가면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고, 일몰 시간이 짧아지면서 작업 시간이 줄어든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따라서 11월을 넘기기 전에 주요 외부 공정을 마무리하는 것이 핵심이다.
 
 

겨울은 특정 공정 외에는 리스크가 큰 계절이다

겨울은 시골 빈집 리모델링에 있어 최소한의 작업만 진행할 수 있는 계절이다. 기온이 영상 5도 이하로 떨어지면 시멘트, 실리콘, 도장, 방수 등 대부분의 공정이 품질 확보가 어려워지며 하절기보다 하자 발생률이 3배 이상 높아진다. 단열재 설치나 구조 보강, 전기 배선 등은 실내 공정 위주로 한정적으로 진행할 수 있지만 지붕이나 외장, 창호 등 외부 작업은 아예 피하는 것이 현명하다. 특히 수도 배관 공정은 작업 중 동파가 발생하면 전체 설비 공정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므로 실무자들은 겨울철 설비 시공을 극도로 꺼린다. 또한 기술자 확보가 어렵다. 시골의 기술자 대부분은 겨울철에 작업을 쉬며 도시 현장에 집중하거나 아예 비시즌으로 휴업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이유로 인력 수급이 불가능하거나 단가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 결론적으로 겨울철에는 공사 자체를 피하거나, 설계 작업, 예산 기획, 시공 계약 등 준비단계에 집중하는 것이 현명하다. 리모델링은 생각보다 준비할 것이 많기 때문에
오히려 이 시기를 설계와 행정처리에 투자한다면 다음 시즌의 공사 성공률은 크게 높아진다.
 
 

계절을 고르는 것이 리모델링의 절반이다

많은 사람들이 리모델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예산’이나 ‘디자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시골 빈집 리모델링에서는 공사를 언제 시작하느냐, 즉 ‘계절 선택’이 가장 큰 성공 변수다. 적절한 계절에 시작하면 인력 수급, 자재 발주, 공정 관리, 마감 품질 등 모든 요소가 안정적으로 돌아가고 계획한 일정 안에 예산을 초과하지 않고 리모델링을 마무리할 수 있다. 반면 잘못된 계절에 공사를 시작하면 하자 보수, 인건비 상승, 공정 지연, 자재 손실까지 모든 리스크가 현실로 드러난다. 리모델링은 단지 집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시간과 계절에 따라 적절하게 반응하는 기술이다. 그 기술의 출발은 지금 이 계절이 과연 공사를 시작해도 되는 때인지, 한 번 더 고민하는 데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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