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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건축

20평 시골 빈집 리모델링에 들어간 전체 견적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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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2,500만 원이면 될 줄 알았다. 현실은 3,700만 원이었다.”

 

‘생각보다 더 들고, 생각보다 덜 보이는’ 리모델링의 진실

시골 빈집을 리모델링하려는 사람 대부분이 ‘감성’과 ‘저렴한 비용’을 동시에 기대한다. 특히 SNS에서는 “500만 원으로 폐가를 카페로 바꿨다”는 식의 과장된 사례가 퍼지면서, 실제 리모델링에 필요한 예산에 대한 감각이 왜곡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전문가의 입장에서 보면, 20평 규모의 시골 단독주택 리모델링에는 최소 3,000만 원 이상의 예산이 필요하다. 이는 단순히 예쁘게 꾸미는 것이 아니라, 기초, 지붕, 벽체, 단열, 전기, 상하수도 등 ‘보이지 않는 구조’를 안전하게 만들기 위한 필수 공정 때문이다.

 

이 글에서는 실제로 2024년에 경북 고령군 소재의 20평 빈집을 리모델링한 사례의 견적서를 바탕으로, 항목별로 얼마가 들었고, 어떤 선택이 비용을 결정했는지 상세하게 공개하고, 예산을 짤 때 고려해야 할 전략을 전문가 입장에서 정리했다.

 

시골_빈집_들판

 

총 3,720만 원, 현실적인 기준

항목 세부내용 금액(원)
구조 보강 기초 보수, 지붕 골조 교체, 외벽 균열 보강 7,800,000
단열/방수 벽체·천장 단열, 지붕방수, 바닥 단열 시공 4,500,000
창호 교체 이중창 5세트 + 단열문 2세트 2,400,000
전기/조명 배선 전면 교체, 콘센트 15개, LED 등 설치 1,950,000
설비공사 상하수도 전면 재시공, 수도계량기, 정화조 점검 2,600,000
내장마감 도배, 장판, 합판 마루, 몰딩 2,200,000
주방/욕실 싱크대 교체, 타일 시공, 욕조 철거, 욕실리모델링 3,400,000
외부정비 마당 정리, 데크 설치, 우수 배수관 2,800,000
기타 설계비, 인허가 수수료, 잡비용 1,070,000
총합계 37,200,000 원
 

< 요약 >

  • 구조 안전 확보와 인프라 정비에 전체 예산의 60% 이상 사용됨
  • 가장 비용이 많이 든 항목은 지붕 + 욕실 리모델링
  • ‘감성’ 요소는 전체 비용의 약 20%에 불과

예산의 절반 이상을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써야 오래 쓸 수 있다. 초기에는 감성 인테리어보다, 구조와 설비에 집중하는 게 장기적으로 이득이다.

 

 

(구조와 인프라가 예산을 결정) 겉보다 속이 비싸다

리모델링 견적에서 가장 오차가 큰 부분은 구조 상태에 따라 다르게 결정되는 보강 항목이다. 기초가 온전한 집은 수백만 원을 아낄 수 있지만, 하자가 많으면 철거 후 재시공이 필요해 공사비가 2배 이상 증가한다.

< 주요 구조 비용 항목별 상세 설명 >

  • 기초 균열 보강: 콘크리트 크랙 인젝션 + 외부 마감 몰탈 – 약 150만 원
  • 지붕 골조 보강 + 방수 시트 교체: 오래된 목조 트러스 철거 후 구조목 재설치 – 약 320만 원
  • 외벽 구조 보강 및 단열 보강: 외부 단열재(EPS 보드) + 석고 마감 – 약 210만 원

지붕과 외벽은 전면 철거 대신 보강 시공으로 비용 절감 가능. 단, 곰팡이·누수 흔적이 있다면 반드시 전문가의 점검을 받는 것이 좋다.

 

 

(전기·설비·창호) 생활 가능한 집으로 만들기 위한 최소 조건

빈집의 전기와 수도 설비는 대부분 사용 불가능한 상태이거나 법적 기준에 맞지 않아 전면 교체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 실견적 기준 항목 >

  • 전기공사 (전면 배선 교체) : 2인 가구 기준 3kw 인입 + 조명 8개 + 콘센트 15개 + 차단기함 교체 – 약 195만 원
  • 상하수도 재시공 : 기존 배관 철거 후 신규 PE배관, 싱크대 배관 연결, 외부 정화조 점검 – 약 260만 원
  • 창호 교체 : 이중단창(샷시) 교체 + 현관 단열문 + 욕실 환기창 – 약 240만 원

전기공사는 한전 전기사용신청 → 승압 → 차단기 용량 선택까지 꼼꼼하게 확인 필요. 수도는 지자체 수도본부와 협의 후 계량기 설치비를 별도 계산해야 예산 초과를 막을 수 있다.

 

 

감성 인테리어보다 중요한 욕실·주방 리모델링의 진실

많은 리모델링 초보자들이 가장 기대하는 부분이 바로 주방과 욕실이다. 하지만 이 두 공간은 가장 고비용이면서도 가장 기능적으로 중요한 구역이다.

< 욕실 공사 항목 >

  • 철거 + 방수 + 타일 시공 + 슬라이딩 도어 – 약 180만 원
  • 세면대, 변기, 샤워부스, 조명, 환기팬 포함 – 약 160만 원
    → 총 약 340만 원 소요

< 주방 공사 항목 >

  • 싱크대 하부장+상부장 맞춤 제작 – 약 180만 원
  • 인덕션, 후드, 수납장, 전기설비 포함 – 약 200만 원
    → 총 약 380만 원 소요

‘예쁜 타일’보다 방수와 배수 설계에 집중할 것. 맞춤 제작보다 중고 싱크대 리폼 + 상판만 교체도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예산 절감 전략과 지역별 단가 차이 분석

시골 빈집 리모델링에서 전체 예산을 절감하려면, 단순히 ‘싸게 시공’하는 것보다 우선순위를 조절하고, 지역 시공 단가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 절감 전략 >

  • 철거 후 신축보다 기존 구조 보강 위주 설계
  • 주방/욕실 제외한 내부 마감은 셀프 도배·장판 가능
  • 지붕은 전체 교체보다 누수 부분만 국소 보강
  • 지역 내 중소 시공사 직접 계약 시 단가 15~25% 낮춤 가능

< 지역별 단가 편차 >

지역 전기/설비 시공 단가 내장마감 단가 외부공사 단가
경기 남부 높음 보통 높음
충청/전북 보통 낮음 낮음
경북/강원 낮음 낮음 보통
 

지역 내 기초생활수급가구 대상 보수업체를 등록한 시공사를 활용하면, 공사비 일부를 지자체 지원사업으로 환급받는 사례도 있다. 또한, 건축학과 졸업생 출신 시공자나 소규모 작업팀(2~3인)의 유연한 스케줄 계약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20평 집도 ‘작은 리모델링’이 아니다. 설계가 예산을 지배한다.

시골 빈집을 리모델링할 때, 면적이 작다고 해서 비용이 작게 들 거라 생각하면 큰 착각이다. 고정비용(전기, 수도, 창호 등)은 면적과 무관하게 들어가며, 구조 보강은 오히려 더 정교함을 요구한다. 실제 리모델링에서는 견적서가 아닌 우선순위와 목적이 예산을 결정한다. 내가 이 집을 주말주택으로 쓸 것인지, 수익형 숙소로 운영할 것인지, 장기 임대용으로 만들 것인지에 따라 필요한 시공 항목과 예산 구조는 완전히 달라진다.

< 이 글에서 기억할 핵심 >

  • 전체 예산 중 구조 보강 40%, 인프라 정비 30%, 인테리어는 20% 이내
  • 욕실·주방은 기능 중심으로 설계, 감성은 후순위
  • 리모델링 전에는 반드시 예비 설계안 + 예상 단가표 확보
  • 지자체 보조금, 중소 시공팀 활용 등 전략적으로 예산 절감 가능

작은 공간이라도,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구조로 바꾸는 것이야말로 진짜 리모델링의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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